컨텐츠 바로가기


board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아줌의 하루

아줌의 하루

.

처음으로 깍두기를 담그며...
제목 처음으로 깍두기를 담그며...
작성자 와우리아줌 (ip:211.38.68.104)
  • 작성일 2008-06-26 10:27:32
  • 추천 추천 하기
  • 조회수 479
  • 평점 0점
 

50을 바라보는 나이...

그런 나이에 깍두기를 처음으로 담가 보았다면 남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학교 다닐때는 엄마가 다 알아서 해주시고,

졸업하고 직장생활 할때도 힘든다며 엄마가 다 해주시고,

결혼전까지 무엇인가 먹을 것을 만들기 위해 부엌에 머문적이 몇번이나 있었을까?

아마 열손가락도 남을 듯 싶다.

그런 내가 26살에 결혼이란 것을 했다.

낯선 집, 낯선 부엌...

결혼 후에도 계속 직장을 다녔기에 부엌과는 별로 친하지 않았다.

부모님과 같이 살았는데 아침도 해주시고,

저녁에는 퇴근시간에 맞춰 오전에 TV에서 보아 두었던 맛있는 음식으로 식사준비를 해주시고...

어쩌다 부엌에 들어가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저 어머니 곁에서 보조역할만 하다 설겆이하는 것이 고작.

 

그러다 분가를 했다.

정말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것들만 골라서 해먹기

김치는 양쪽 엄마한테서 공수

어쩌다 요리를 할라치면 요리책을 보며 재료를 섞고, 시간은 왜그리도 많이 걸리는지...

요리에 대한 흥미도 전혀 못느끼고 아니 흥미를 느끼기보다는 피곤함을 느끼는 상태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는 일념만 있을뿐...

돈이 있으니 사먹으면 된다는 생각

김치도 사먹고, 반찬도 사먹고

시장이나 마트 가면 얼마든지 있는 것이 반찬 아닌가란 생각

 

이렇게 시간이 가버렸다.

 

시골에 와서도 집에 있기보다는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밖에서의 일은 잘 할 수 있는데 집안일은 여전히 서툴기에

그러다 상황버섯 파는 것에 몰두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가정주부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하루 세끼의 식사준비에 거의 하루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일을 능숙하게 하지 못하니 시간이 더많이 소요되고,

반찬도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상이 허전하다.

매년 김장을 담글때면 여전히 어머니 보조역할

옆에서 보고 있어도 배추는 얼마만큼의 시간동안 절여야하는지...

양념은 얼만큼을 넣어야하는지...

한번 하면 많은 양을 하는데 내가 선뜻 나섰다가 맛이라도 없으면 어쩌나하는 걱정

그래서 언제나 한발 물러서있다.

 

그러다 이번에 한번 담가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배추김치가 아닌 깍두기로...

큰아이가 서울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방학때 집에 내려오지 않고 서울에서 생활하겠단다.

방학때 알바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고...

나름대로 계획이 많다.

 

지난 토요일 처음으로 큰아이가 알바를 했단다.

어땠냐고, 힘들지 않았냐고 물으니 괜찮다고만 이야기 하더니

몇번을 묻자 발이 터질 것 같다는 말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린 것 고생시키는 것 같아.

형편이 넉넉하면 그 나이에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도 있을텐데

 

학기중에는 기숙사에 있어 식사도 해결이 되는데

방학이라 고시원에 있으려니 반찬문제가 걸린다.

깍두기와 알타리 등 무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처음으로 시도를 해보았다.

인터넷을 뒤져 깍두기 담는 방법을 메모했다.

예전에는 인터넷이란 것이 없어 요리책을 보면서 했는데

이제는 무슨 요리든 인터넷을 뒤져보면 자세하게 나온다.

 

무를 잘라 소금을 뿌리고, 이것저것 양념을 섞어 마련해 놓고

쪽파도 씻어 잘라놓고 그리고 버무리기

생각보다 쉽다. 그러나 항상 맛이 문제지만...

 

아이가 내려왔기에 엄마가 처음으로 담근 깍두기를 선보였다.

처음 담근 거 맛있겠냐는 멘트를 남기는 큰아이

먹어보더니 나쁘지는 않은가보다.

 

지금 와우리아줌 깍두기의 가장 열성팬은 아버님이시다.

맛있다며 정말 좋다는 칭찬을 드실때마다 하신다. ^^

이번 겨울 김장도 한번 시도해보련다.

언제까지나 어머니의 보조만 해서는 안되겠기에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거야 라며 내 마음을 다잡아본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목록

삭제 수정 답변

  • 하마 2024-05-03 16:58:36 0점 댓글 수정 댓글 삭제 스팸글 이제 다른 사람도 알게 됐구나....
    하마의 고충을^_____^
    그러나 하마는 식욕이 좋아 해주는데로 다 맛있게 먹으니 아줌은 행복 한 줄 알아야 한다!!!!!

스팸 신고 스팸 해제

댓글 수정

비밀번호

수정 취소

/ byte

댓글 입력

이름 비밀번호 관리자답변보기

확인

/ byte


*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