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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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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내기라도 할까?
제목 내가 나에게 내기라도 할까?
작성자 와우리아줌 (ip:218.150.165.23)
  • 작성일 2009-03-28 01:42:44
  • 추천 추천 하기
  • 조회수 230
  • 평점 0점
 

서울에서 회사 다니던 때...

회사를 몇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생겼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않든...

어느날 한 후배가 나에게 다가와 이렇게 이야기했다.

"선배하고 친해지고 싶은데 선배는 가까이 못오도록 선을 그어놓고 사는 것 같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도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이야기해준 후배와 특별히 친해지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았기 때문에...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억지로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을까?

 

1997년 12월 1일 - 아직도 이날을 기억한다.

출근준비를 하려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아파서...

몸이 일으켜지지 않았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몸이

그전날 쉬는 날이기에 모처럼 빡세게 집안일을 했는데 설마...

잠시 몸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일어났다.

옆구리가 결려왔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니 입원하란다.

늑막염이라고...

그 전날까지 아무런 이상증세를 못 느꼈는데 ㅠ.ㅠ

병원에 2주일동안 입원을 했다.

한 병실에는 6명인가 8명이 함께 있었다.

입원해 있는 동안 병문안 온 사람은 열손가락도 남을 정도였다.

다른 사람들은 병문안 오는 사람들 때문에 병원에서도 정신이 없는데...

그 상황을 보며 아~~~ 내가 인생을 헛살았나란 생각을 했다.

퇴원하면 이제 지금처럼은 살지 말아야지라고 결심을 했다.

 

어제 어떤이를 만났다.

그 사람한테서 내가 20대에 후배한테 들었던 똑같은 말을 들었다. -.-;;

내가 나에게 금을 그어놓고 다른사람들이 쉽게 다가설 수 없게 만든다고...

내 안에 갇혀 있다고...

 

오늘 자주 가는 카페에 접속을 했다.

내가 올린 글에 대한 댓글도 달고, 다른 사람이 올린 글도 읽어보고...

그런데 어떤이가 1:1 채팅신청을 해왔다.

아이디를 보았다. 처음보는 아이디...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신청 팝업창을 닫아버리고 잠시후 그 카페를 나와버렸다.

생각해보니 나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 물어볼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님 무언가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 신청 했을 수도 있는데...

미안한 마음에 조금있다 다시 그 카페에 들어가 그사람에게 채팅신청을 하려했더니

그사람은 나가버린 상태였다. ㅠ.ㅠ

황당하고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었겠지...

 

난 어릴때부터 친구가 많지않았다.

정말 마음에 맞는 사람이 아니면 사귈 생각조차 하지않았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는 나와 정반대였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을 잘 사귀고, 말도 잘하고...

난 낯선 자리에 가면 눈만 꿈벅거리다 왔다.

그 자리가 조금이라도 불편할라치면 시계만 쳐다보곤 했다.

사람에 대한 낯가림이 심하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심하고...

회사에서의 그 잦은 회식자리에서도 맛있는 것만 엄청나게 먹고 오고,

그러나 말은 잘 하지 않지만 열심히 들어준다.

아무리 재미없는 말을 해도 열심히 들어준다.

말하는 사람의 눈을 계속 쳐다봐준다.

덜 무안하게...

회사다닐때는 이렇게 생활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각자 살면되니까...

그리고 내가 계속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도 아니니까...

 

2001년 서산의 와우리란 곳에 이사왔다.

가장 친한 이웃집 아주머니가 부녀회에 들어오라고 몇번이나 이야기했다.

그럴때마다 얼버무리며 거절했다.

사람들이 모여 말도 많고, 탈도 많고, 흉도 많고...

그런 것을 생각하면 피곤하다. 그런 부대낌이 싫었다.

그런데 올해 부녀회에 들어갔다.

하마아저씨가 마을 지도자가 되는 바람에...

 

서산에 이사와서 상황버섯 판매를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처음보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한다.

아는 사람도 많아졌다.

내 스스로 많이 바뀌었다며 한편으로 대견스러워 하고 있다.

그런데 어제 만난 이에게 20 몇년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똑같이 들었다.

안바뀔 것을 알지만 이야기한다는 전제까지 붙여가며... ㅠ.ㅠ

 

이제는 안다.

나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란 것을...

사람들과 어울려야하며 그속에 답이 있다는 것을 안다.

다른 사람 눈에 비친 내모습이 그렇다면 나는 바뀌어야만 한다.

몇년 후 어제 나에게 말해준 이에게 똑같은 말을 들을 것인가...

아님 많이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것인가...

내가 나에게 내기라도 해야할까보다...

무슨 내기를 할까???

 

어제 갔던 어느 화장실 문 눈높이에 적혀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모든 것을 가지려면 다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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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기선 2009-04-02 15:48:19 0점 댓글 수정 댓글 삭제 스팸글 ^^ 환한 웃음이 인상적인 '아줌'에게 저런 내성적인 면이 있었을까 싶네요. 잘 지내시죠? 가끔 '하마아저씨'와 '와우리아줌'의 선하시고 소박하시던 모습이 생각나곤 합니다. 종종 연락드릴게요.
  • 와우리아줌 2009-04-03 22:33:21 0점 댓글 수정 댓글 삭제 스팸글 안녕하세요 송기선님 반갑습니다. 제가 지금 조금씩 조금씩 커나가고 있답니다.^^ 송기선님의 고마움은 아마 잊지못할 거에요. 항상 감사한 마음 간직하고 있답니다. 하시는 일 잘되고 건강하게 잘지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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